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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18코스

favorite2403 2026. 6. 14. 23:29

북한산 생태공원에서 형제봉까지

도심 속에서 만나는 산과 역사

북한산 에서 조망한 마을

오늘의 여정은 지하철 3호선 불광역에서 시작되었다. 분주한 도시를 벗어나 조금만 걸으니 북한산 생태공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둘레길 18코스는 북한산의 자연과 조선시대 성곽의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가파른 오르막과 아름다운 조망, 그리고 평창동 마을의 문화적 풍경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걷는 이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숨 가쁜 계단길과 북한산의 풍경

북한산 정상을 햫해서

북한산 생태공원을 지나자 본격적인 계단길이 시작되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며 숨은 점점 거칠어졌다. 헉헉 숨을 몰아쉬며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만 더 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반복하며 오르고 또 올랐다.

마침내 정상 부근의 정자에 도착하였다. 잠시 앉아 땀을 식히며 쉬고 있는데 뒤이어 다른 일행들이 힘겹게 올라왔다. 그분들이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산길에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큰 힘이 된다.

타이어 참호

조금 더 걸어가니 길가에는 폐타이어를 이용해 만든 군인 들의 참호 시설들이 눈에 띄었다. 북한산 일대가 예로부터 서울 방어의 중요한 요충지였음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었다. 정상 부근에는 비상 착륙이 가능한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 조망 명소가 있었다.

헬기장

그곳에서는 북한산의 명봉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족두리봉과 향로봉, 비봉과 사모바위, 승가봉과 나한봉, 문수봉과 보현봉까지 웅장한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처럼 장엄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다.

한눈에 보이는 명봉들

탕춘대성, 한양을 지키던 성곽

탕춘대성 암문

산길을 지나 드디어 탕춘대성의 암문에 도착하였다.

탕춘대성은 조선 후기 수도 한양의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축조된 성곽이다. 숙종 때 축성이 논의되었으며, 영조 대인 1755년 완공되었다. 이 성곽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여 적이 침입할 경우 백성과 군사가 함께 수도를 방어할 수 있도록 만든 중요한 방어시설이었다. 인왕산에서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약 5km에 걸쳐 이어지며, 조선 후기 수도 방어 체계의 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에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성곽

옛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수백 년 전 이 길을 지키던 병사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성벽 하나에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간절함이 담겨 있는 듯하였다.

평창동 마을에서 만난 문화와 신앙

탕춘대성을 지나 평창동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평창동은 예로부터 자연환경이 뛰어나 많은 예술가들이 터전을 잡은 곳이다. 길 주변에는 크고 작은 갤러리와 전시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가나아트센터와 금보성아트센터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어 시민들에게 예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창동 정상에 오르자 시야가 시원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주택가와 북악스카이웨이가 한눈에 들어왔다.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마을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연화정사 에선 본 평창 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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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걷다 보니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소나무 사이로 보현산신각이 나타났다

보현 산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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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신각은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신 신앙의 공간이다. 북한산 보현봉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평창동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제사를 올리던 장소였다. 원래는 남산신각과 여산신각 등이 함께 있었으나 현재는 보현산신각만 남아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산신각 위쪽에는 조선시대 천제를 지내던 천제단 터가 남아 있으며, 이곳은 서울에 남아 있는 민간 신앙의 중요한 흔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화정사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사람들의 믿음과 정성이 깃든 공간을 지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삶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역사

형제봉

보현산신각을 지나자 드디어 북한산 형제봉이 바라보이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서울둘레길 18코스의 여정은 마무리되었다.

마을전경

오늘 걸었던 길은 단순한 산행이 아니었다. 숨 가쁜 계단길에서는 인내를 배웠고, 탕춘대성에서는 나라를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만났다. 평창동 마을에서는 예술과 문화의 향기를 느꼈으며, 보현산신각에서는 오래된 신앙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었다.

서울둘레길은 걷는 길이면서 배우는 길이었다.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었다. 형제봉을 바라보며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순간, 몸은 비록 지쳤지만 마음만은 더욱 풍요로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 길 위에서 서울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다.